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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를 리모델링한 야외 천문 관측소 체험기 기자는 어릴 적, 운동장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본 기억이 있다.그 시절엔 별자리를 알지 못했고, 망원경도 없었지만 그저 별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이 꽉 찼던 밤이 있었다.그 후, 도시의 빌딩 숲 사이로는 별이 사라졌고, 하늘은 인공조명과 디지털 화면으로 가려졌다.그러던 중, 강원도 평창의 폐교를 개조한 ‘작은 천문관’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이곳은 수년 전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소규모 공개 천문대이자, 야간 별 관측 교육 공간이었다.이름은 ‘별빛학교’. 관광지나 과학센터의 화려한 시설은 없지만, 진짜 별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장소라는 소개가 기자를 이끌었다.도착한 학교는 낮에는 조용했다. 그러나 해가 지자 진짜 수업이 시작되었다.별이 교과서이고, 하늘이 칠판이며, 침묵..
폐교를 리모델링한 일시 보호소 체험기 폐교는 종종 ‘사라진 공간’으로 불린다.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종이 울리는 소리도 멈췄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침묵이 누군가에겐 쉼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기자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강원도 영월의 외딴 마을을 찾았다.그곳엔 ‘다시, 쉼’이라는 이름의 공간이 있었다.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단기 머무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하는 보호소.여기에는 쉼이 필요한 여행자, 직장을 잃은 청년, 병간호에 지친 보호자, 일시적 거주지가 없는 노인들이 잠시 머무르고 있었다.운영 주체는 지역 복지재단과 건축 협동조합, 그리고 이 마을 주민들이 함께 꾸려가고 있다.기자는 단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그 ‘머무름의 가치’를 다시 배우게 되었다. 폐교 안 리모델링 한 교실은 방이 되고, 운동장은 정원이 된..
폐교를 활용한 로컬 미디어 편집실 체험기마을 기자가 이 폐교의 존재를 알게 된 건 한 통의 로컬 뉴스레터 때문이었다.“이 마을, 봄 감자 수확 시작…올해 작황 기대돼요”처음엔 단순한 마을 알림 글처럼 보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문장이 따뜻하고 생생했다.누가, 어디서, 어떻게 이런 기사를 쓰고 있는 걸까?궁금증은 기자를 강원도 인제의 산골 마을로 향하게 만들었다.‘잉크학교’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1980년대에 세워져 2010년에 폐교된 분교를 리모델링해 지금은 로컬 미디어 편집실, 마을기자 교육센터,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1인 미디어 시대,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지만 이곳은 오히려 그 흐름에 ‘느리게’ 대응한다.누군가의 삶을 정확하게, 정직하게 기록하고 전달하는 곳.바로 그런 철학이 이 공간을 움직이고 있었다. 폐교에 있는 분필 대신 노트북..
폐교를 리모델링한 작은 해양 관측소 동해안 끝자락, 한적한 항구 마을 위쪽 언덕에 폐교 한 채가 서 있었다.기자는 처음 이곳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다. "폐교가 바다를 관측하는 공간으로 쓰인다고요?" 그 의문이 기자를 그곳까지 이끌었다.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옛 초등학교 분교는 2009년 폐교된 후 장기간 방치되어 있었다.그러다 해양과학 연구소, 기상청 협력팀, 지역 청년 과학인들이 손잡고 이곳을 ‘소규모 해양 데이터 관측소 겸 교육연구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게 된 것이다.지금은 ‘파도학교(Sea Sense School)’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며 해양 센서 데이터 수집, 기초 기후 연구, 그리고 일반인을 위한 체험형 해양 교육 프로그램까지 함께 진행되고 있다.기자는 이곳에서 바다를 ‘눈으로 보기보다 숫자와 센서로 읽는 방법’을 배..
폐교를 리모델링한 신비로운 계절 별장 체험기 기자는 늘 도시에서 계절을 스쳐지나갔다.겨울은 출퇴근길의 찬 공기로, 봄은 회의실 창밖의 꽃으로, 여름은 에어컨 바람으로, 가을은 짧은 산책 중 스쳐가는 나뭇잎으로만 느껴졌다.그렇게 매년 사계절을 ‘봤지만 살지 못한 채’ 지나보냈다. 그러던 중, 폐교를 계절 별장으로 리모델링한 공간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강원도 정선, 산 중턱 작은 초등학교. 이곳은 수십 년 전 문을 닫은 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폐교였다.지금은 ‘사계절별장 정온당’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며, 계절마다 풍경과 기능이 달라지는 숙소로 다시 태어났다.기자는 그곳에서 ‘계절을 머무는 법’을 배워보기로 했다.별장은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TV도 없고, 와이파이도 약하며, 심지어 정해진 식사도 없다.대신 이곳엔 바람과 햇살, 창밖 풍..
폐교를 개조한 작은 카페에서의 하루 기자는 지도를 보다가 눈에 띈 작고 낯선 지명을 따라가 봤다.강원도 평창의 한 마을, 더 이상 수업이 열리지 않는 폐교에 작은 카페가 생겼다는 소식이었다.학교는 사라졌지만, 커피향이 그 자리를 대신 채운다는 말에 기자는 어떤 감정인지 모를 호기심을 품고 그곳을 찾았다.도착한 카페의 외관은 분명히 옛 초등학교였다.낡은 담장, 아이들이 그린 벽화, 교실 창문에 달린 하얀 커튼. 그러나 그 문을 여는 순간,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칠판은 메뉴판으로 바뀌었고, 교탁 자리엔 커피 머신이 놓여 있었다.책상 대신 놓인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조용히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켜고 있었다.기자는 이곳에서 커피보다 더 많은 것을 마셨다.기억, 여유, 침묵, 그리고 오래된 감정의 잔향까지. 폐교라는 공간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
폐교를 활용한 독립출판소 체험기 기자는 책을 좋아한다.그 중에서도 누군가의 생각이 조용히 담긴 작은 독립출판물을 유독 애정한다.세련된 편집보다 진심이 먼저 느껴지는 책 한 권은 때로 긴 여행보다 큰 울림을 남긴다.그런 책이 ‘폐교’에서 만들어진다고 들었을 때 기자는 망설임 없이 가방을 쌌다.경북 청송에 위치한 폐교 독립출판소 ‘문장학교’. 이곳은 2004년 폐교된 한 시골 분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출판창작 플랫폼이다.기자는 이 공간에서 출판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활자가 공간에 남기는 감정의 잔상을 오롯이 느끼게 되었다.그곳에는 종이 냄새가 있었고 낡은 교실에는 활자보다 먼저 사람의 숨결이 배어 있었다.책은 누군가의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는 다시 공간의 일부가 되어 기자의 기억 속에 깊게 남았다.폐교..
폐교를 활용한 로컬 공예 체험공간 후기 기자는 그날, 흙 냄새와 나무결 냄새가 섞인 교실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분필 대신 흙덩이가 책상 위에 놓였고, 칠판 대신 도예 가마의 불빛이 빛났다.그곳은 한때 아이들의 글씨로 가득했던 교실이었지만 지금은 마을 어르신과 청년 장인들이 함께 손으로 예술을 빚는 공예 체험 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전북 남원의 한 폐교, 이곳은 지금 ‘공예학교’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깊고 조용한 작업 분위기, 그리고 작업 사이사이 흘러나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기자는 이 폐교에서 단순히 ‘공예를 배우는 체험’을 넘어서 한 마을이 손끝으로 이어가는 전통과 삶의 방식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작품은 손으로 만들었지만, 그 배경엔 기억과 정서, 시간이 녹아 있었다. 폐교 교실이 공방으로… 변화의 시작기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