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를 리모델링한 신비로운 계절 별장 체험기
기자는 늘 도시에서 계절을 스쳐지나갔다.겨울은 출퇴근길의 찬 공기로, 봄은 회의실 창밖의 꽃으로, 여름은 에어컨 바람으로, 가을은 짧은 산책 중 스쳐가는 나뭇잎으로만 느껴졌다.그렇게 매년 사계절을 ‘봤지만 살지 못한 채’ 지나보냈다. 그러던 중, 폐교를 계절 별장으로 리모델링한 공간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강원도 정선, 산 중턱 작은 초등학교. 이곳은 수십 년 전 문을 닫은 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폐교였다.지금은 ‘사계절별장 정온당’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며, 계절마다 풍경과 기능이 달라지는 숙소로 다시 태어났다.기자는 그곳에서 ‘계절을 머무는 법’을 배워보기로 했다.별장은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TV도 없고, 와이파이도 약하며, 심지어 정해진 식사도 없다.대신 이곳엔 바람과 햇살, 창밖 풍..
폐교를 개조한 작은 카페에서의 하루
기자는 지도를 보다가 눈에 띈 작고 낯선 지명을 따라가 봤다.강원도 평창의 한 마을, 더 이상 수업이 열리지 않는 폐교에 작은 카페가 생겼다는 소식이었다.학교는 사라졌지만, 커피향이 그 자리를 대신 채운다는 말에 기자는 어떤 감정인지 모를 호기심을 품고 그곳을 찾았다.도착한 카페의 외관은 분명히 옛 초등학교였다.낡은 담장, 아이들이 그린 벽화, 교실 창문에 달린 하얀 커튼. 그러나 그 문을 여는 순간,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칠판은 메뉴판으로 바뀌었고, 교탁 자리엔 커피 머신이 놓여 있었다.책상 대신 놓인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조용히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켜고 있었다.기자는 이곳에서 커피보다 더 많은 것을 마셨다.기억, 여유, 침묵, 그리고 오래된 감정의 잔향까지. 폐교라는 공간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